[기자의 시선] 앓아눕는 갯벌,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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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 앓아눕는 갯벌, "살려주세요"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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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로 제정한 세계 기념일인 '지구의 날'(4월22일)을 맞아 우리나라 천혜의 보고인 갯벌에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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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우리나라는 서해안과 남해안에 갯벌이 많이 분포돼 있다. 네덜란드·독일·덴마크(북해), 캐나다(동부 해안), 미국(동부 해안), 브라질(아마존 하구) 갯벌과 함께 서해안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손꼽힌다. 

 

갯벌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아주 많은 역할을 하는데, 아직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현실이다. 

 

특히 갯벌은 쓸모없는 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농경지보다 100배의 가치가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최근 충남 서천 갯벌, 전북 고창 갯벌, 전남 신안 갯벌, 전남 보성·순천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자연)에 등재됐다. 한국의 갯벌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물새 22종과 해양 무척추동물 5종이 서식하며, 범게를 포함해 고유종 47종이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갯벌은 뭇 생명을 품는 보금자리이자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중요한 터전이다.


생물의 보물 창고인 갯벌에는 조개, 게, 바닷말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고 있어 우리에게 풍부한 먹거리를 제공한다.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하고 자연환경을 공부하는 생태 체험 학습의 장, 휴식이나 관광 등을 할 수 있다. 


아울러 바다로 흘러드는 육지의 온갖 오염 물질을 걸러 내어 물을 깨끗하게 하며,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로 잦은 홍수나 태풍 같은 자연재해의 피해를 줄여준다.


갯벌을 가리켜 모든 생물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지구의 허파라고 한다. 물론 빽빽한 나무들이 자라는 숲도 큰 역할을 하지만 바다보다는 작다. 

 

이는 바다에서 식물 플랑크톤이 광합성으로 산소를 만드는데, 특히 갯벌 흙에는 1그램당 수억 마리의 식물 플랑크톤이 있어 같은 면적의 숲보다 더 많이 산소를 뿜어내기 떄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이 갯벌에 대해 알지 못하면 그 소중함을 제대로 볼 수 없다. 갯벌은 사람들에게 아주 많은 먹을거리를 주고, 크고 작은 생물들과 철새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가 된다. 

 

육지에서 흘러나오는 오염물질을 정화시켜 준다고 해서 ‘천연 하수처리장’이라고 불리는 고마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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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갯벌이 간척과 매립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오염되고 파괴되고 있어 그 면적이 점점 감소하는 현실이다. 

 

한 번 망가진 갯벌을 복원시키려면 엄청난 비용이 들 뿐만 아니라 수백 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환경운동 차원에서 갯벌보전운동이 이뤄지고, 그것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점이다.


전 세계가 기후 변화의 큰 요인인 탄소 발생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하는 지금, 자연은 스스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UN과 세계자연보전연맹에 따르면, 갯벌과 해초류(염습지 포함), 맹그로브(열대지방의 해안 습지에 사는 나무) 등을 포함한 해양의 탄소 흡수 능력이 육상 생태계보다 약 50배 이상 뛰어나다.  따라서 우리가 갯벌을 탐구하고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흔히 개발이라고 하면 무조건 옳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함부로 이루어지는 갯벌 개발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시킨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개발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분별한 갯벌 개발이 이뤄지면 돌이킬 수 없는 환경오염을 불러온다. 때문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하고, 나부터 소중한 자연환경을 지켜나가야겠다는 책임감을 가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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