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RE:포트] 거세지는 '페이퍼리스' 바람.. 전환점 맞은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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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RE:포트] 거세지는 '페이퍼리스' 바람.. 전환점 맞은 태국

태국, 코로나 여파 종이 생산량 주춤.. 작년 회복세 전환
이커머스 활황·수출 회복에 수요 증가.. K-기업에 기회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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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제지산업이 변화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있다. 온라인 매체로의 전환이 급속화하며 출판업계의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종이 없는 사무실’을 표방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며 종이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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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이에 더해 지난 2020년엔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겹치면서 수출입 경로에 차질이 생기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등 제지산업 공급망에도 문제가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제지산업이 저성장이나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태국 기업들은 친환경 이미지 제고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품목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종전 신문용지와 인쇄용지에서 특수지, 위생용지 같은 기능지로 수익성을 개선하고 폐지 재활용, 기술혁신 등으로 자연 친화적인 성장 방향을 선회하고 있는 것이다.

 

28일 코트라 방콕무역관에 따르면 출판업계의 부진, 국제유가 상승 등 태국 제지산업에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40개의 태국 신문잡지사가 문을 닫거나 온라인발행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인쇄용 종이의 국내 수요는 30% 감소했는데, 특히 잡지에 주로 사용되는 코팅지 수요가 크게 줄어 태국 주요 제지기업인 덥르에이(Double A)와 타이페이퍼(Thai Paper)는 코팅지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지금은 국내생산이 아닌 유럽, 한국, 중국, 인도네시아에서 코팅지를 수입한다.

 

태국 제지산업 내 수입제의 영향을 점차 커지고 있다. 태국은 긴 섬유라고도 불리는 침엽수 펄프(Softwood pulp)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해당 펄프 가격과 유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부각된 컨테이너와 수입폐지 부족현상 역시 태국 제지산업에 수입자재의 중요성을 대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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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펄프 및 종이 생산량> (단위: 톤, %). 자료: 태국산업경제실(OIE)=코트라 방콕무역관

 


태국의 제지산업은 벌목, 펄프 제조부터 종이 및 판지 제조업까지 제지산업의 상류와 하류 전체를 아우른다. 

 

태국제지업협회에 따르면 2019년 현지 제지업 시장 규모는 2567엇 밧으로, 펄프 제조업이 403억 밧, 종이 제조업이 2164억 밧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물류량이 급증하면서 포장용으로 쓰이는 크라프트지의 생산량이 증가하기도 했다.


특히 기업들 사이에서는 종이없는 사무실을 지향하는 ‘페이퍼리스(Paperless)’ 행보가 가속화하면서 인쇄용지 등 사무용 종이 생산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인쇄용지 생산량은 88만3538톤으로, 전년 대비 5% 늘어나 회복세를 나타냈으나 5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하면 오히려 18% 줄어들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인해 많은 사업장이 문을 닫고 재택근무정책이 활성화됨에 따라 기존 B2B에 집중하던 기업들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한 B2C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사 홈페이지 외에도 쇼피, 라자다 같은 쇼핑 플랫폼을 소매유통채널로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파워바이(Power Buy) 같은 전자제품 전문점에도 인쇄용지를 유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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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종이·판지(HS코드 4802)수출 통계 (단위 US$ 천, %). 자료: Global Trade Atlas=코트라 방콕무역관

 


지난해 태국의 종이와 판지(HS코드 4802) 수출액은 4억2994만 달러로, 전년대비 2.2% 줄었다. 최대 수출국은 한국(20.7%), 베트남(15.3%), 중국(15.3%) 순으로 대한국 수출액은 감소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수입 측면에서는 지난해 1억3171만 달러로 전년보다 18.6% 늘어났다. 최대 수입국은 일본(42.3%), 인도네시아(29.8%), 중국(7.1%) 순으로, 중국으로부터의 수출액은 2019년 부터 매년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태국의 제지업계는 다른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이에 한국 기업이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은 생산량과 소비수준 모두 세계 10위에 드는 제지업 강국으로, 이미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태국 투자청은 위생지 또는 특수지 생산기업에 최대 8년 법인세 면제, 기계·장치 및 자재의 수입관세 면제와 같은 혜택을 지원한다. 비목재섬유, 특수합성섬유 등 제지산업과 관련한 첨단 소재기술을 보유한 한국 기업에 태국 제지업계는 매력적인 투자시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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