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는 쓰다 그런데 열매도 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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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는 쓰다 그런데 열매도 쓰다면

많은 학부모들이?학교교육이 직장을 갖거나 더 높은 교육과정으로 가기 위한 예비단계라고 착각하고, 세간의 성공신화에 휘둘려 아이에게 인내의 학습을 강요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삶은 결코 이후의 삶을 위한 리허설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습을 즐거움 자체로 받아들여 개개인의 잠재된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학교와 부모의 임무다.

  • 한주연 gdaily4u@gmail.com
  • 등록 2019.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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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저마다의 ‘잠재력’을 지니고 태어난다. 기본적으로 ‘학습’을 즐긴다. 문제는 학교에 들어가는 순간 즐거움으로서가 아닌 인내로서 학습을 배우며, 창의력 대신 성적이라는 평가 기준을 충족하는 획일적인 어른으로 성장해간다는 것이다.

이는 19세기 대중교육이 도입된 이래 지속돼온 학교의 전형적인 운영 방식 때문이다. 획일화된 교육 시스템에 갇힌 채 성적순으로 줄 세우기만을 반복하는 학교는 아이들에게 ‘학교에 가야 하는 진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교육이 직장을 갖거나 더 높은 교육과정으로 가기 위한 예비단계라고 착각하고, 세간의 성공신화에 휘둘려 아이에게 인내의 학습을 강요한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삶은 결코 이후의 삶을 위한 리허설이 아니다.

아이들이 학습을 즐거움 자체로 받아들여 개개인의 잠재된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도록 하는 일이야말로 학교와 부모의 임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누가 창의력을 죽이는가>는 부모와 교사 등 어른들의 대응전략을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기존의 교육 체계 안에서 아이의 교육을 지원하는 방법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제시하며, 나아가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 언스쿨링처럼 기존의 교육 체계 이외의 선택지를 선택할 경우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설명한다.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교육 수준 향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물론 이들의 말이 잘못돼다는 게 아니다. 문제는 방법에 있다. 이들이 선택하는 방법이란 대개 선택형 객관식 문제를 내는 표준화된 시험이다. 아울러 교과 과정이 주로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에 집중돼 있어 시험 역시 수학이나 과학, 국어 과목을 중심으로 치러진다. 

이러한 학업성취도 평가의 본래 목적은 교육 수준 향상을 자극하는 것이었지만 오히려 학생과 교사의 사기만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해마다 수도 없이 치러지는 수많은 시험은 학생은 물론 부모에게까지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온다.

중압감은 상급학교로 갈수록 더욱 심해진다. 대학 진학이라는 명목 아래 1년에도 몇십 회의 모의고사가 치러진다. 이에 대비해 체육, 미술, 외국어를 비롯한 과목들은 필수과목임에도 교과 과정에서 배제되는 실정이다. 학생들은 대학에 진학하려면 반드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며, 단 한 번의 실수조차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그동안 수천억, 수조 원의 세금을 쏟아 부었지만, 이 같은 시험 중심의 제도는 실질적인 교육 수준의 향상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수학, 과학, 국어 시험 위주의 문화가 이들 과목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와 창의성을 떨어뜨릴 뿐이었다. 

교사들 역시 이른바 ‘시험 공장’에서 자잘한 업무를 처리하느라 전문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을 줄 시간은 줄어들었다. 교육이 즐거움이 아니라, 실패에 대한 부담과 불안을 심어주는 존재로 변질돼버린 것이다. 

획일화된 접근방식, 그리고 교육정책을 감독할 권리조차 없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교육제도가 아이들을 점점 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사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할 수 없는 존재로 만들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변화의 여지는 남아 있다. 실제로 많은 학교가 변화하고 있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부모의 노력이 있다. 교육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학부모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장 첫 단계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교육하고 싶은지, 어떤 학교가 그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을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아울러 내 자녀가 중요하고 가치 있는 지식을 습득하기를 원하는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부족한 부분에서는 적절한 도움을 받았으면 하는지. 각종 도전에 참가하며 자신감 있고 능력 있게 성장하기를 바라는지 알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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