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의 먹튀폐업은 정해진 순서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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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먹튀폐업은 정해진 순서였나

사장은 지난 3월 먼저 퇴사한 사람들과의 퇴직금 소송에서 지고 난 뒤, '몇 억을 주고라도 변호사를 사서 재판하면 했지 퇴직금은 한 푼도 못 준다'며 갑자기 공장을 폐업했다"고 했다. 경영 사정 악화로 인해 폐업했다는 공장 측의 주장도 해고 노동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 정용진 gdaily4u@gmail.com
  • 등록 2019.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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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24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 공장에서 해고된 제화 노동자들의 퇴직금 지급 문제를 본사가 나서서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뉴스1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24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 공장에서 해고된 제화 노동자들의 퇴직금 지급 문제를 본사가 나서서 해결할 것을 요구했다. 뉴스1

수제화 브랜드 '미소페'의 하청 공장에서 근무하던 제화노동자들이 미소페 본사 앞에서 고용 보장과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며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는 24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혔다.

제화지부에 따르면 미소페 7공장이 지난 14일자로 폐업하면서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던 제화노동자 19명이 해고 됐다. 하지만 사업주는 이들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4대보험 가입 대상도 아니어서 퇴직금을 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미소페 7공장 현장 대표인 조합원 원정환씨는 "사장이 지난 3월 먼저 퇴사한 사람들과의 퇴직금 소송에서 지고 난 뒤, '몇 억을 주고라도 변호사를 사서 재판하면 했지 퇴직금은 한 푼도 못 준다'며 갑자기 공장을 폐업했다"고 했다.

경영 사정 악화로 인해 폐업했다는 공장 측의 주장도 해고 노동자들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광만씨는 "7공장은 제가 12년 동안 근무하면서 언제나 다른 업체보다 수익이 월등히 높았다"면서 "그렇게 잘 나가는 회사가 하루아침에 문을 닫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제화지부는 미소페가 지난해 8월 단체교섭에 참여하라는 공문을 하청업체에 내고 하청 공장 사장들과 노동자들의 직접교섭에 처음부터 참여하는 등 하청 공장의 고용에 책임이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원씨는 아울러 "미소페는 원청 공장이 하나도 없고 다 하청으로만 돌린다. 영세한 사업장에도 다 외주를 맡기기 때문에 미소페 하청이 몇 개나 되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미소페가 하청 공장 노동자들의 사실상의 고용주나 다름없다는 설명이다.

조합원들은 지난 17일부터 매일 오전 출근시간과 점심시간에 미소페 본사 앞에서 선전전을 진행한 데 이어 이날부터 본사 건물 앞 주차장에 천막 2동을 설치한 뒤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미소페가 해고 노동자들과 대화에 나설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 나가고, 여의치 않을 경우 백화점 내 미소페 매장 앞에서 피켓 시위에도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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