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 자본주의' 지금도 신음하는 비정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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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자본주의' 지금도 신음하는 비정규직

20년 넘게 왜곡돼 있던 노동시장을 한꺼번에 되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이해 못할 부분들이 많다.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외면하는 나라는 대체 누굴 위한 나라인가.

  • 정용진 gdaily4u@gmail.com
  • 등록 2019.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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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위원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1,000명 설문조사 결과 및 5.11 비정규직 대행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기대가 컸지만 설문조사 결과 직장갑질, 비정규직 문제해결, 직장생활 만족도 등의 항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오는 11일 ILO 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악법 폐기,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대행진할 것을 발표했다. 뉴스1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위원회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1000명 설문조사 결과 및 5.11 비정규직 대행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기대가 컸지만 설문조사 결과 직장갑질, 비정규직 문제해결, 직장생활 만족도 등의 항목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고, 오는 11일 ILO 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악법 폐기,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하며 광화문광장으로 대행진할 것을 발표했다. 뉴스1

시민사회가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종사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7%가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직장갑질 119'는 7일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오는 11일 오후 대학로에서 비정규직 대행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현정희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약속했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이 늦어지면서 용역업체들은 몇달짜리 쪼개기 계약을 이어가고 있고, 비정규직들은 희망고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본부장은 "문 대통령이 정규직화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지체되는 것"이라며 "오늘부터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천막농성에 돌입하고, 해결되지않으면 오는 21일 동시파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주교 예수회의 조현철 신부 역시 "20년 넘게 왜곡돼 있던 노동시장을 한꺼번에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은) 이해 못할 부분들이 많다"며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외면하는 나라는 대체 누구를 위한 나라냐"고 되물었다. 

김수억 '1100만 비정규직이제그만 공동투쟁' 공동소집권자는 "오는 11일 있을 대행진은 시작일 뿐"이라며 "평등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오는 7월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오는 11일 있을 행진에서 이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현실을 알리고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 △비정규직 악법 폐기, 노조법 2조 개정 △비정규직 금지법 제정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처벌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아울러 이들은 지난달 26일부터 30일까지 5일 간 비정규직 당사자 1244명을 대상으로 정부의 노동정책 평가 및 개선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직장갑질119'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참여자들이 조사에 참여했으며, 인터넷·이메일·출퇴근시 설문을 통해 조사가 이뤄졌다. 

설문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0.4%('매우컸음'(69.6%), '컸음'(20.6%))가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기대가 컸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86.9%('매우불만'(45.4%), '불만'(41.5%))가 불만을 표시했다. 

박점규 직장갑질119 운영위원은 "취임 2년만에 노동정책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선 것"이라며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매우불만과, 불만을 고른 응답자가 93.7%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직장 내에서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82.6%에 달했으며, 괴롭힘 피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도 88.3%나 됐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은 '모른척 넘어간다'가 45.1%로 가장 많았고, '개인적 항의(22.6%), '집단 대응'(12%), '관련기관 신고'(11.6%)가 뒤를 이었다. 

직장생활 만족도 역시 '매우불만'과 '불만'을 합쳐 80.7%였고, 만족한다는 응답('만족', '매우 만족')은 19.3%에 불과했다. 불만의 원인은 '낮은 임금'(36.5%), '불안정한 고용'(34.3%), '장시간 노동'(13.6%) 순이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대해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 응답자가 전체의 95.1%였으며, 최저임금정책에 따라 소득 증대를 보지 못했거나 월급 감소를 겪었다는 응답도 90%나 됐다. 다만 응답자들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것으로 '정부의 의지'(58%)를 가장 많이 꼽았다.

박 위원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회의적 태도를 나타내면서도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고 봤다"며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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