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비건지향] 영혼을 쌀찌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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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비건지향] 영혼을 쌀찌우는 법

비건은 단지 채식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동물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가죽, 털, 깃털 등이 사용된 옷이나, 동물성 재료와 성분이 들어간 물건을 소비하지 않고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 등을 거부하는 것이다. 비건을 지향한다는 것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한 노력이다. 비건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를 포용하고 결국에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넓혀 진실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 본지는 비거니즘이 지향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 책들을 엄선해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데일리] ‘비건’이라는 용어는 1944년, 영국의 한 소규모 베지테리언 단체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들은 영국에서 ‘비건 소사이어티’를 설립하고, 비거니즘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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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식품, 의류 또는 기타 목적을 위한 모든 형태의 동물 착취와 학대를 배제하고자 하는 실행 및 실천 가능한 철학 및 생활 방식. 더 나아가 인간, 동물, 환경의 이익을 위해 동물을 사용하지 않는 대안의 개발과 사용을 추구하는 것. 식이적 관점에서는 동물에게서 부분적으로 혹은 전적으로 유래된 모든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스포츠, 의료, 화장품 테스트, 의류 등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동물 학대는 모두 중요한 비건 이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단의 변화를 통해 비거니즘을 시작한다.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은 비건 식단으로 충분한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건 식단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는 이들은 식물성 식품만으로는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가 있기에 비건 식단으로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미디어와 인터넷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영양 정보가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정보가 서로 상충하며, 많은 연구가 동일한 문제에 관해 다른 결론을 제시하기도 한다. 


각자가 어떠한 주장을 하고자 마음먹는다면, 이를 뒷받침하는 특정 연구 결과를 찾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비건에 반대하는 이들은 비건 식단이 부정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일련의 연구 결과를 고른다. 일부 비건 역시 비건 식단이 유익해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비슷한 선택을 하기도 한다.


영양학 연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를 보고, ‘대부분의 연구’가 제시하는 결론을 참고해야 한다. 단 한 건의 연구가 문제에 관한 결정적인 답변을 제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연구에는 모순이나 결점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유형의 연구가 각자 다른 수준의 설득력을 가진다. 


따라서 특정 유형 연구의 장단점은 다른 유형 연구의 장단점과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 책은 시험관내 연구, 증례 연구부터 전향 연구, 무작위 임상 시험까지 다양한 유형의 연구를 참고해 최대한 객관적으로 비건의 영양 연구에 접근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영양소의 권장량과 검증된 효과 등을 알려준다.


비건의 영양 문제와 관련해 가장 많이 언급되는 영양소 중 하나가 비타민 B12이다. 세포 분열과 건강한 적혈구 형성에 필요한 비타민 B12를 비건 식단으로도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비건 식단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에 관한 많은 정보 중 어떤 것이 지금까지 연구되고 밝혀진 내용에 근접할까. 철분 역시 비건의 영양 문제를 다룰 때 빠지지 않는 영양소이다. 헴철과 비헴철로 분류되는 두 가지 형태의 철분 중에 헴철은 육류에만 함유되어 있기에 비건의 철분 섭취 문제가 자주 언급된다. 그렇다면 비건은 정말로 충분한 철분 섭취를 할 수 없는 것일까.


<평생 비건>(잭 노리스·버지니아 메시나, 든든)은 비타민 B12와 철분은 물론 단백질, 칼슘, 아연, 요오드, 알파 리놀렌산, 비타민 A, 비타민 B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여러 영양소를 비건이 어떻게 섭취하고 있는지, 또 섭취해야 하는지에 관해 상세하게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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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영유아부터 어린이와 청소년기, 노년기를 아우르는 여러 생애주기의 비건과 임신을 앞두거나 임신 중인 비건 여성, 수유 중인 비건 여성, 아마추어와 프로 스포츠 선수 등 다양한 사람들의 영양소 섭취와 영양소 필요량을 다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 모두는 나이와 성별, 활동량 등이 다르고, 따라서 더 필요한 영양소와 덜 필요한 영양소의 항목, 권장량도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철분 필요량은 여성의 경우, 완경 이전에는 남성의 2배 이상을 필요로 하지만 완경 이후에는 그 필요량이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런가 하면 노년층의 칼슘과 비타민 D의 필요량은 더 늘어나는데, 노화와 함께 비타민 D의 합성이 감소하고 칼슘의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비건은 잠시 스쳐가는 유행 같은 것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주변의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동시에 이러한 동물과 농장 동물의 본질적인 차이에 관해 고민한다. 또한 나날이 심각해져만 가는 기후 위기 앞에서 모두의 안녕을 담보할 수 있는 선택에 관해 생각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적절한 영양 섭취를 포함한 우리의 건강한 삶과 함께 추구되어야 한다. 이 책은 검증되지 않은 부정확한 영양 정보에 기인한 잘못된 선택을 피할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마치 우리가 단순하게 스스로의 건강만을 쫓아야 한다는 것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평생 비건으로 사는 일은 개인의 건강과 행복을 뛰어넘는 일이다. 


평생 비건을 실천하는 것은 단지 나의 삶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물과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한 이는 지구에서 살아갈 모든 미래 세대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비건이 된다는 것은 나의 가치를 세우고, 다양한 삶을 살피며, 지구를 보호하고, 내 몸을 존중하는 의미있는 삶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에게 이만큼을 약속할 수 있는 또 다른 식단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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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들어 비록 체격은 커지고 평균 수명은 늘어났지만, 우리 국민들은 서구인들이 주로 앓던 병을 그대로 똑같이 앓고 있다. 또한, 기업의 상술로 왜곡 포장된 식품 광고와 건강법이 많은 사람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우리의 두뇌를 세뇌시키고 있다.


사람들이 날마다 행하는 육식과 즐겨 먹는 유제품이 광고 내용대로 완전한 음식이라면, 병원이나 약국은 줄어들고 모두 건강해야 하는데 오히려 환자와 의료비 지출은 늘어만 간다. 또한 시설 좋은 병원과 강력한 항생제가 많아졌지만, 각종 난치병과 암 그리고 코로나19와 같은 슈퍼 바이러스는 늘어만 가고 있다.


우리는 이제 바르고 참된 정보로써 무엇이 진실로 우리를 위한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지금까지 진실을 오도한 잘못을 인정하고, 음식과 건강 그리고 환경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설정해야 할 때이다. 채식과 환경보호, 친환경농법 등은 선택이나 운동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야 하며, 생활의 한 부분으로 정착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채식의 즐거움>(이도경, 소금나무)은 단순히 채식에 관한 소개와 정보 나열에 끝나지 않고 음식의 선택에서부터 질병의 원인과 치유에 대해 나무가 아닌 숲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사람을 심心, 신身, 영靈이 조화된 삼위일체의 존재로 생각하고 요리와 건강에 접목하고 있다. 이 원리는 우리의 삶에서 진행되는 생로병사와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채식은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포를 진정 사랑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채식을 함으로써 우주적 정신을 회복하고, 우리의 뜻이 바로 서게 하여 인체 역시 바로 서게 된다. 중력을 거스르고 태양을 향해 자라나는 식물의 힘과 정신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곧게 세우고, 이상향의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다.


태양을 향하는 식물이 아닌 태양을 등진 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우리의 영적 진화를 방해한다.


채식은 우리의 육체와 정신을 자연과 가깝게 인도하지만, 육식은 순수한 인간의 에너지를 왜곡하게 한다. 왜냐하면, 동물 고유의 성정과 에너지가 사람의 에너지와 성질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육식은 타락의 골짜기로 우리를 인도하지만, 채식은 우리를 창조의 품성으로 거듭나게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채식은 육식으로 인한 양심의 가책을 없애준다. 두려움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서 자라나는 것이다. 육식을 하게 되면 우리의 영혼은 자신이 다른 생명을 죽이는 데에 일조를 하고, 또 그 육체를 취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동물에게도 영성이 있으며, 육체는 그것이 진화해나가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따라서 동물을 죽인다는 것은 영성이 진화해가는 도구를 뺏는 것이요, 진화 과정의 한 부분을 송두리째 빼앗아버린 것이므로 조금이라도 깨어 있는 영혼이라면 내면적으로 당연히 괴로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죄의식을 잊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시키면서 포장하면 마음에는 어둠이 생기고, 그 결과 두려움과 고독, 분리감이라는 나쁜 세균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이것을 없애려면 과감히 굳게 쳐진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 그러면 빛이 가득 차면서 어둠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다. 두려움이란 사람 스스로가 창조한 것으로 본래가 없는 것이다.


채식은 눈으로 보는 것처럼 단순히 풀만 먹는 행위가 아니며, 육식도 고기만 먹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다.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과율이 작용하고, 영혼이 축복이나 상처를 받게 되는 엄청난 일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