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BOOK돋움] "다양성은 진화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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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BOOK돋움] "다양성은 진화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전략"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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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한 컷 세계사 

이성호 외 지음, 해냄에듀 펴냄


‘현생 인류는 단 하나의 종 ‘호모 사피엔스’만 존재한다. 진화 과정에서 수많은 인류가 멸종하고 하나의 종만 살아남은 것이다. 이는 앞으로의 생존과 진화에서 매우 불리하다.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진화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별종들’을 차별하지 않고 소중히 보듬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고등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거나 가르친 경험이 있는 역사 선생님들이 한 컷의 사진이나 그림에 담겨 있는 시대의 이야기를 역사 선생님의 시선으로 풀어쓴 책이다.


시대별·지역별로 주제를 선정해 안배하고, 방대한 자료를 뒤져 주제에 딱 맞는 사진이나 그림을 실었다. 하나의 주제는 사진 한 면, 이야기 한 면으로 구성했다.


이 책에서 저자들은 여성과 어린이 등 역사 속에서 주목받지 못하고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약자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려 했다. 

 

아울러 익숙한 사진을 가지고도 새로운 서사를 구성하고자 했다. 자료를 꼼꼼히 살피고 입체적으로 검토해 숨겨진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 역사 공부의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역사 소재를 발굴하려는 노력도 함께했다. 관련해서 역사가 어떻게 기억되고 기념되는가에 대한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한 가지 역사적 사실을 놓고도 관점과 시대에 따라 평가가 바뀌고, 기억하고 기념하는 방식이 달라짐을 놓치지 않으려 한 것이다.


사진이나 그림은 객관적인 증거처럼 보이지만, 그것 역시도 어떤 의도를 담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으려 했다. 사진을 찍은 사람, 그림을 그린 사람이 왜 저런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렸는지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자료로부터 추리해 시대의 현장으로 이어지는 서술이 되도록 노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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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글보다 한 컷의 사진이 주는 울림이 클 때가 있다. 역사의 한순간을 담은 한 컷의 사진이 품고 있는 사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역사는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과 끝없이 주고받는 의미 있는 대화임을 느끼게 된다.


이 책은 어느 쪽을 펼치든 왼쪽에는 역사의 현장을 보여 주는 사진이, 오른쪽에는 사진이 담고 있는 시대상을 역사 선생님의 시선으로 풀어낸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가 있다.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어느 쪽이든 펼쳐서 시원한 사진과 그림을 즐기고 숨은 이야기를 한 호흡에 읽을 수 있다. 재미에 문제의식을 더한 가볍고 즐거운 세계사 책이다.


한 잔의 차를 여유 있게 마시며 읽어도 좋고, 차 안이나 여행길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읽기에도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읽고 대화의 장을 열어보기에도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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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22학번 

구하비 지음, 다산책방 펴냄


‘밤을 새우면, 첫 한두 시간 동안은 왠지 모르게 재밌고, 옆 칸 학생과의 무언의 전우애가 형성되며 시 간을 알차게 쓰는 기분이 든다. 그러나 서너 시간이 지나면, 구부정하게 굽힌 허리는 아파오고 수면 부족으로 머리는 알코올에 취한 것마냥 헤롱거리게 된다. 더 이상 재미라고는 눈곱만큼도 찾아볼 수 없고, 우리나라가 세계를 지배했으면 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우리는 영어 공부를 안 해도 됐을 텐데…… 이런 생각이나 하게 된다.’


고등학생이라면 피할 수 없는 관문인 ‘입시’. 게다가, 이곳은 대학 입학 실적이 절대적인 가치로 작용하는 대한민국 최고 명문 수도외고이기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총괄 선생 ‘선진두’는 아이비리그 합격생을 배출하기 위해서라면 어떤 극한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중첩되는 욕망, 질투와 시기, 무한 경쟁…… 농구를 좋아하는 평범한 중학생으로 살아온 주인공 ‘구하비’에게는 혹독한 수도외고의 생활이 어렵다. 


유일한 목표가 있다면, 완벽함의 상징인 ‘민로사’와 가까워지는 것. 이 마음은 사랑일까, 동경일까? 선진두가 만든 혹독한 새장에 발이 묶여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는 아이들이 있는 한편, 그녀는 새장의 가장 꼭대기에 올라서서 지배해야 새장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우등생이다.


“시스템에서 벗어날 수는 없어. 다만 가장 높이 올라간다면 지배할 수는 있어. 바꿀 수는 있어. 그 정상이 바로 하버드야.”


수도외고에는 거부할 수 없는 절대적인 규칙이 있다. 바로, ‘온리 원 하버드’. 가장 우수한 단 한 명의 학생만이 선진두의 추천서를 받아 하버드에 지원할 수 있다. 


그것은 곧 옆자리의 친구를 가차 없이 짓밟아야 함을 의미한다. 화장실에 숨어들어 밤새 공부하는 일상이 계속됐다. 이렇게 나 자신을 연료 삼아 태워가며 공부하면, 정말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하비는 치열한 선전 끝에 두 번째 시험에서 3등을 달성하고, 세계학술대회(GSC) 국가대표로 선발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하지만 성취는 마치 뗏목 위에서 마시는 바닷물과 같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갈증은 채워지지 않았고 욕망은 건조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번아웃이었다.


GSC 이후 절친해진 하비, 로사, 단테, 진희는 ‘Harbird’라는 이름의 스터디그룹을 결성한다. ‘하버드’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힘차게 날갯짓하는 그들이었지만, 이 고된 여정이 고작 또 다른 새장에 들어가기 위함에 지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멈출 수가 없다. 


그 새장이 진짜 하버드라면, 뭔가 다를 테니까. 진정으로 자유롭고 높게 나는 새, 하버드 22학번이 되기 위해 수도외고라는 새장에 주저 없이 스스로를 가두는 아이들. 작가는 이러한 모순적인 상황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뫼비우스의 띠에 비유한다.


이 책이 그리는 입시는 대한민국 독자라면 학생으로서, 부모로서, 또는 형제로서 대부분 경험해본 적 있을 법한 특정한 감각이다.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아이들의 얼굴에는 기대감 대신 과열된 경쟁으로 인한 수심이 가득하다. 


무응답의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는 믿음이 필요했다. 비록 그것이 가차 없는 실용주의로 점철된 수도외고일지라도. 그러나 하비는 학교에 거대한 비밀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배후에는 그토록 믿고 따랐던, 그래야만 버틸 수 있었던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학교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모두가 똑같이 노력하지 않는다. 부당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려 든 학생들로 인해 견고했던 수도외고의 믿음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반면, 단테는 요행을 바라지 않고 오직 성실하게 노력한 친구였다. 


상처 입고 좌절한 그는 옥상 끝자락에서 자유를 향한 마지막 날갯짓을 했다. 이제 하비가 믿을 것은 모든 비밀이 담겨 있는 녹음기뿐. ‘이제는 더 갇히고 싶지 않아.’ 단테가 편지에 남긴 마지막 말을 되새기며, 하비는 마침내 결심했다. 


이 비밀을 무기로 쥐고 자퇴하기로. 타인이 만든 새장을 벗어나, 무한한 자유와 고독을 오롯이 감당해 보기로. 교문을 넘어 세상을 향해 한 발자국을 내딛는 하비를 통해 『하버드 22학번』은 합격만능주의가 만연한 시대에서의 진정한 ‘자유’의 의미를 묻는다. 


소설 속 화자와 동명인 저자는 열여섯 살이 되던 해 외고를 자퇴하고 하버드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본 적 있는 사람, 단단한 결의와 의지를 품은 사람의 내면은 자기 확신으로 눈부시게 빛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는 소설 속 화자의 입을 빌려 당당하게 말한다. "저는 반드시 합격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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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 카네기 성공대화론 

데일 카네기 지음, 임상훈 옮김, 현대지성 펴냄


‘청중 앞에 서서 그들을 내 뜻대로 이끄는 것보다 더 완전하며 지속적인 만족을 준 일은 없었다. 이것은 나에게 힘이 있다는 느낌, 권력을 쟁취한 느낌과도 같다. 목적한 바를 이루었다는 자부심이 들기도 한다. 비슷비슷한 실력의 동료들에게서 떨어져 나와 혼자 우뚝 서 있는 느낌이다. 마치 마법과도 같고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황홀한 경험이다. 한 연설자는 이렇게까지 말했다. “말을 시작하기 2분 전까지만 해도 연설을 하지 않는 대신 그냥 채찍으로 맞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2분밖에 남지 않은 지금은 이야기를 끝내기보다 차라리 총으로 맞고 싶은 심정입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런 버핏은 카네기에게 직접 수강한 말하기 수업이 자기 삶을 통째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한때 청중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너무 두려워 긴장감에 구토까지 할 정도였던 그는 자신의 경영학 학위보다 1952년 데일 카네기에게서 받은 ‘커뮤니케이션 수업 졸업장’을 훨씬 자랑스럽게 여겼다. 


“카네기가 가르친 대화의 기술을 배운다면 당신의 인생 소득에서 50퍼센트를 더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워런 버핏의 말이다.


카네기는 대중연설, 판매기술, 인간관계, 응용심리학을 폭넓게 조합해, 평범한 직장인들이 다음 날 사업상 인터뷰나 회의 석상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대화의 기술을 가르쳤다. 


또한 동서고금의 위대한 연설가에서 출발해, 현장에서 그의 강의를 듣고 말하기 역량이 놀랍도록 성장한 지극히 평범한 이들에까지, 수많은 사례를 통해 성공하는 말하기의 비결을 속속들이 실증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의사소통 기술은 성공에 중요한 요소다. 한 세기가 지나도 절대 변하지 않는 대화의 기술을 제시하는 이 책을 통해 품격 있는 말하기의 구체적인 공식을 배워보자. 자신감과 자기 긍정, 논리력과 설득력 등 당신의 내적 가치를 높여줌으로써 평생 든든한 자산이 될 것이다.


말이 중요한 시대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2020년 직장인 1,44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5.6%가 “대화 기술은 업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라고 답했다. 또한 온라인 강의 플랫폼 탈잉의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이전 대면 일상으로의 복귀를 준비하는 이용자들이 ‘말하기 클래스’에 몰려들어, 해당 강좌 수강생 수가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서점가는 물론이고 유튜브 등의 매체에서도 말 잘하는 법 콘텐츠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말하기는 비단 직장인에게만 중요한 기술이 아니다. 크리에이터, 종교인, 기업가 등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아 행동을 끌어내려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다.


역사상 가장 뛰어난 투자가이자 기업가인 워런 버핏, 명료한 스피치로 전 세계적인 주목과 지지를 받은 오바마 등 걸출한 인물들이 뽑은 ‘말하기 구루’인 데일 카네기는 평범한 사람들의 말하기 실력 향상을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그는 이 책에서 단편적이고 지엽적인 대화 원칙을 넘어 성공하는 말하기의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말하기의 두려움을 몰아내는 법부터 소재 찾는 법, 연설의 구성, 연단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 청중을 행동하게 만드는 법, 시작과 마무리 짓는 법까지 ‘말하기의 거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필승의 말하기 공식을 내놓는다. 


한 세기가 지난 지금 펼쳐 봐도 당장 써먹을 수 있을 정도로 유용한 내용으로 가득하며 어떤 분야에서든지 응용해 적용 가능하기에, 직업이나 업무 특성, 경력을 가리지 않고 많은 이들에게 절대불변 커뮤니케이션 바이블로 인정받아왔다.


비즈니스 회의 석상, 사업상 인터뷰, 상사와의 대화 등에서 우리는 매일같이 우리가 하는 말로 능력과 가치를 평가받는다. 그러나 MZ세대에서 대면 소통을 힘들어하는 ‘토크포피아’가 늘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직장인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각각의 상황에 따른 순간적인 해결책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지만, 카네기는 이 책 전반에 걸쳐 말하기의 세부사항 너머 본질적인 부분, 즉 한번 새겨지면 말하기 커리어에 평생 영향을 미칠 핵심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는 동서고금의 위대한 연설가들의 말하기 방식을 분석하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말하기를 실증할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그의 강의를 듣고 말하기 역량이 놀랍도록 성장한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우리에게도 용기를 준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고, 빠르게 일을 성사시키며,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게 하는 인간의 능력 중에 대화만 한 건 없다는 사실을 이 책속에 담고있다.


특히 카네기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용기를 갖는 것을 성공하는 말하기의 핵심 비결로 꼽는다.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율리시스 그랜트, 루스벨트, 찰리 채플린, 링컨 등 연단에서 빛을 발한 위대한 인물들도 처음 말을 꺼낼 땐 두려움에 떨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상기시키며, 자신감을 지니기 위해서는 성공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그의 강의에서는 수강생 모두에게 발표 기회를 준 것으로 유명하다.


원문 각 장 말미에 있는 ‘Speech building’ 항목 중 ‘Voice Exercise’ 부분을 ‘목소리 훈련’ 코너로 구성했으며 올바른 호흡, 입술과 혀 사용, 턱 이완법, 공명 개발법 등을 소개해 성공하는 말하기를 위한 발성과 발음에 대한 실용적인 팁까지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