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반갑구나, 너 이름이 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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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어린이 환경책] 반갑구나, 너 이름이 뭐니?

환경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그에 관련한 환경 도서가 출간돼 왔다. 그러나 그간 환경 도서들은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지식만 담아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이주의 어린이 환경책'은 이러한 아쉬움에서 출발한다. 어린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알아야 할 다양한 환경 지식을 깊고도 풍요롭게 설명한 도서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 이은진 press9437@gmail.com
  • 등록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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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선선한 바람이 가을의 정취를 풍기며 외출하기 좋은 날씨가 이어지며 가족들과 나들이도 많아지게 되는 요즘이다. 나들이를 가게 되면 눈에 띄는 동식물에 대한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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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xabay

 


동식물을 가깝게 느끼고 자연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라면 동식물의 이름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고 ‘왜?’라는 질문을 던질 필요가 있다. 


이름을 알게 되면 상대를 잘 이해할 수 있는 것과 같이 동물과 식물 이름의 어원을 아는 게 그 동물과 식물을 가장 잘 이해 할 수 있는 방법의 시작이라 하겠다.


노정임·이주희의 <동물과 식물 이름에 이런 뜻이?!>는 우리가 흔하게 부르는 황소, 호랑이, 지렁이, 비둘기, 진달래, 무궁화 등 38종의 동물과 식물 이름의 어원을 살펴본다. 동식물의 생태와 함께 동식물과 관련한 우리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어린이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담았다.


황소, 호랑이 등 젖먹이 동물 이름의 어원과 함께 지렁이, 불가사리와 매미, 나비 등 우리와 가까운 작은 동물들 이름의 어원과 함께 까치와 제비 등 새들 이름의 어원, 진달래와 무궁화와 같은 식물들 이름의 어원을 알아본다. 

 

사전 형식으로 동식물의 생태적인 특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는 점도 흥미롭다. 황소, 호랑이, 진달래라고 부르면서도 왜 그렇게 이름이 붙었는지 속뜻까지 아는 사람은 드물다. 

 

이에 흔하게 듣던 동식물 이름의 어원을 알아보며 이름의 뜻도 알고 특징도 알고 역사까지 알 수 있는 동식물과의 만남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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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진달래는 원래 ‘달래’라고만 불렀는데 비슷하게 생긴 다른 꽃과 구별하기 위해 ‘진’ 자가 붙었다고 한다. 지난 189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아까시나무는 생김새가 아카시아랑 비슷해서 사람들이 그냥 아카시아라고 불렀는데, 근래에 들어 진짜 아카시아랑 헷갈리지 않기 위해 아까시나무로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대게의 ‘대’도 크다는 뜻이 아니라 게의 다리 모양이 ‘대나무’를 닮아서 ‘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사실을 알면 대게의 모습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겠다.

 

‘황소’의 ‘황-’이 누렇다는 뜻이 아니라 크다는 어원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나라에 누렁소 말고도 아주 다양한 소들이 살았다는 것까지 알 수 있는 식이다. 


색깔과 울음소리 때문에 지어진 이름들도 상당하다. 곰과 까마귀는 ‘검다’라는 이름에서 유래했고 노루는 ‘노랗다’라는 어원에서 지어진 이름이다. 매미와 까치는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 ‘맴맴’과 ‘갗갗’에서 이름이 지어졌다.

 

우리나라 동식물의 이름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서 동식물 이름의 어원을 알아보고 동식물의 생태적인 특징까지 소개한다. 이에 더해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서 만나는 동식물, 환경과 인식의 변화에 따라 달리 대우받고 있는 동식물의 현주소까지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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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풀밭에서 자라는 식물이 무엇인지 궁금했던 아이가 있을 수 있다. 길가에 핀 작은 풀꽃을 보고 질문을 쏟아붓는 아이에게 속 시원히 대답해 주지 못해 속상했던 부모도 있을 수 있겠다. 

 

최수복의 <신통방통 플러스 식물 이야기>는 우리 동네 풀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을 통해 교과서에서 다루고 있는 식물의 한살이는 물론 구조, 기능 등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알려준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식물들을 소개하면서 교과서에서 다룬 식물에 대한 학습 정보들을 동시에 풀어내고 있다. 날마다 나무를 껴안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저자는 늦둥이 아들과 식물을 관찰하는 재미를 나누고 싶어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고 한다.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모으고 엮은 것으로 글을 읽으면서 엄마랑 손잡고 산책하다가 듣는 이야기 같다는 느낌이 들게 된다. 마치 한 편의 재미난 이야기처럼 식물이 싹을 틔우는 모습에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갖은 전략을 짜내며 살아가는 과정이 인상적을 다가온다. 

 

엄마가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어 쉽게 읽을 수 있는데 식물과 관련한 재미있는 경험담으로 시작해 꽃가루받이나 광합성 등 식물의 핵심적인 주제로 연결하는 능수능란한 솜씨에 식물에 관한 학습 정보들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일례로 참나리의 꽃향기를 맡다가 콧잔등에 꽃가루가 묻은 이야기를 하면서 꽃의 구조와 꽃가루받이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놓거나 철쭉이나 삼색제비꽃의 꽃잎 무늬를 이야기하다가 ‘꿀점’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런 서술 방식에 식물을 향한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이 더해져 식물에 대한 학습 정보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 재미와 정보를 통해 식물에 대해 가까이 다가간다면 더 이상 우리 주변에서 자라는 흔한 식물들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을 수 있겠다.


특히 이 모든 이야기가 아이랑 실제 해 볼 수 있는 활동과 함께 제시돼 있는데 나뭇잎 탁본 놀이, 무지개 색 꽃다발 만들기, 봉선화 꽃물 들이기 등의 이야기가 담겼다.


아울러 과학 교과서를 지루해하는 아이라면 가볍게 접근해 볼 만한 책이다. 아이에게는 우리 동네 풀밭이 새롭게 보이는 신선한 충격을, 부모에게는 아이와 함께하는 산책길에서 식물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놀라운 경험을 준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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