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점가는 '동물권 공부하기'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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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서점가는 '동물권 공부하기' 열풍

[그린컬처]
동물권 관련 도서 판매량 지속 증가세
동물 고통·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 고조
반려견 행동심리학·양육법 등 주제 다채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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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매년 10월 4일은 동물 권리 존중과 보호의 뜻을 되새기는 '세계 동물의 날'이다. 앞선 10월 2일은 육류 생산을 위해 길러지는 동물의 고통과 처우 개선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세계 농장동물의 날'이다.

 

예스24가 세계 동물의 날과 세계 농장동물의 날을 맞아 관련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동물권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집계 결과 지난 1월 1일부터 9월 25일까지 동물 권리·동물 윤리·동물 복지 등의 주제로 한 동물권 관련 도서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50% 증가했다.

 

2018년 동기간 판매량과 비교하면 4.8배가량 성장한 수준인데 출간 종수는 지난해 29종으로 최근 5년 가운데 가장 많았으며 올해는 9월 기준 총 10권의 신간이 출간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동물권에 대한 인식과 행동은 2030 젊은층을 중심으로 시작해 4050 중장년층 연령대로 확산하고 있는 양상인데, 예스24가 동물권 관련 도서 구매 고객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올해 2030 구매자 비율은 24.94%로 2018년 대비 소폭 줄어든 데 반해 4050 비율은 70.98%로 소폭 늘어났다.

 

또한 올해 기준 동물권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유아·아동 분야 제외)를 집계한 결과에 의하면 동물 해방부터 비건까지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었다. 그 분야는 사회 정치·자연 과학·인문·에세이까지 총망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이미지1] 동물권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jpg

 

먼저 6월 리커버 개정판으로 출간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최재천 지음)는 첫 출간 이후 20여 년 세대를 건너뛰며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다. ‘생명책’이라는 애칭으로 불릴 만큼 이 책에 대한 시선은 언제나 따뜻하고 정겨웠다.


개미 연구에 관한 국내 최고의 동물행동학자로 꼽히는 저자는 이 책에서도 개미 사회를 아주 사실감 있게 표현한다. 조그만 곤충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생태계를 지배하고 있는 놀라울 정도로 조직화된 그들의 사회를 통해 우리 인간 사회의 한 단면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다. 

 

이 밖에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동물의 재미있고 흥미로운 사실들을 담아내는 것 외에도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은 성찰과 우리 사회에 대한 교훈과 경종을 사실적이면서 냉철하고 은유적으로 예리하게 짚어낸다.

 

2월 출간된 <동물은 어떻게 슬퍼하는가>(바버라 J. 킹 지음)는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동물들, 즉 새끼를, 형제자매를, 친구를, 동료를 떠나보낸 동물들에게 슬픔은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찾아올지언정 같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이들은 체중이 줄어드는데 먹기를 거부하거나 먹을 것을 찾지 않는다. 평상시 하지 않았던 행동들을 한다. 무기력에 빠져 주변 세계에 대한 관심을 잃는다. 심지어 병에 걸려 고통스러워한다. 세상을 떠난 이를 따라 무지개다리를 건너기도 한다.


물론 동물들은 인간이 그러하듯 거대한 무덤을 만들지도 관을 짜지도 저승길 편히 가라며 돈이나 귀금속을 함께 묻지도 죽은 이를 그리워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연주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동물들은 사랑하는 이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일정한 반응을 보이는데 사랑하기에 치르는 대가를, 슬픔을 앓는다.

 

<나의 비거니즘 만화>(보선 지음)는 비건이 직접 쓰고 그린 비거니즘에 대한 만화로 트위터에서 비건들끼리 정보를 주고받을 때 쓰는 해시태그 '#나의_비거니즘_일기'에서 따온 제목이다. 작가 자신을 투영한 인물이자 화자인 나, '아멜리'는 비인간 동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비건이 됐다.


비거니즘이란 단순히 '고기, 생선,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데, 이는 일종의 삶의 태도이며 그러한 태도로 살아가는 사람이 비건이다. 

 

비거니즘이라는 가치관을 소개하기 위해 이 만화는 나와 다른 존재를 존중하는 법, 동물을 몰개성화하거나 대상화하지 않는 태도, 육식의 불편한 진실, 비인도적인 동물 착취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비건의 일상과 다양한 비건食에 대해서도 그린다.


또한 동물권 인식은 반려동물 인구 증가와도 맞물리며 높아져 온 만큼 올해 반려동물 관련 도서 역시 성장세를 나타냈다. 집계 결과 반려동물 관련 도서 판매량은 올해 45.83%의 성장률로 반등했고 출간 종수 역시 9월 기준 94종으로 지속적으로 신간이 출간되고 있다. 

 

[참고 이미지2] 반려동물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jpg

 

올해 예스24 반려동물 관련 도서 베스트셀러(유아·아동 분야 제외) 집계 결과 4월 출간된 에세이 <글멍>(예예 지음)이 1위에 올랐다. 이 책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인구 1500만 시대, 우리는나의 반려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나의 반려동물은 나를 보며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말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울러 반려동물의 눈으로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반려동물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풍경은 어떤 모습인지 등 저자와 14년째 동거 중인 반려견 뭉게가 전하는 몽굴몽글한 이야기다. 


올 초 출간된 <반려견 행동심리학>(재지 토드 지음)은 심리학 박사이면서 과학 저술가이자 반려견 훈련사인 저자가 전하는 반려견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 반려견 행동심리학이다. 개라는 존재를 객관적인 연구를 기반으로 분석한 반려견 행동심리학과 이를 통한 반려견 양육법을 함께 이야기한다.


저자는 반려견을 사랑하는 반려인이라면 넘쳐나는 반려견에 대한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고 강조하는데, 꼭 과학적인 방법으로 밝힌 정확한 정보를 찾아 공부해야 하며 개라는 존재에 대해서 계속해서 탐구해야 한다고 피력한다.  


저자는 반려견 훈련사로서 다양한 개들을 훈련하고 두 마리의 반려견을 키우면서 터득한 것과 심리학 박사로서 자신이 겸비한 과학적인 지식과 견해를 토대로 개에 관한 연구를 분석한 데이터들을 모두 종합했다.

 

<어서 오세요, 고양이 식당에>(이용한 지음)는 13년간 절찬리 영업하며 3호점까지 출점하여 시골 고양이들 사이에서 맛집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식당에 관한 이야기다. 이 ‘고양이 식당’의 점주는 바로 저자다. 어쩌다 고양이 식당의 ‘캔따개’이자 주방장, 점주가 돼 길고양이들과 묘생(猫生)을 함께하게 됐는지 털어놓는다.


13년간 가슴속과 카메라에 담아뒀던 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데 애틋함과 절박함과 경이로움을 담아 길고양이들이 먹고산다는 것에 대해, 집 없는 고양이들이 차디찬 겨울을 나는 순간에 대해, 인간과 길고양이가 진정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길에 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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