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RE:포트-지속가능성을 묻다] <6>쓸모있는 생물만 있으면 그만? 다양성을 갖춰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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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RE:포트-지속가능성을 묻다] <6>쓸모있는 생물만 있으면 그만? 다양성을 갖춰야 하는 이유

팬데믹은 일상이 됐고 지구 곳곳에 대규모 산불과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으며 야생생물 개체수는 40년 전에 비해 3분의 2가 줄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다. 지구 아니면 갈 곳 없는 인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본지는 지구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인류가 당면한 지속가능성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해법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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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인간이 촉발한 기후 온난화가 지구의 생물다양성에 큰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류는 짧은 기간에 먹고, 입고, 놀고, 치료하기에 알맞은 모든 것을 자연으로부터 빌려 썼다. 
 
하지만 이런 풍요로움이 점차 바닥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생물다양성 속에서 현생 인간은 자신들이 초래한 상황을 의식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다. 인류의 미래가 곧 생물다양성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아야 하는 이유다. 생물다양성은 곧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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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 차원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우리에게 좋은 것을 제공하는 일종의 거대한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은 저마다의 역할로 지구를 풍요롭게 한다. ⓒpixabay

 

우리에게 생물다양성은 그 자체로 풍요로움이라 할 수 있다. 지렁이의 다양성과 인간의 다양성을 함께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는 자연을 이용하고 착취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 우리의 존재 이유가 생물다양성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된다.
 
인류가 고도의 기술 문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생물다양성에 기초한다. 수백만 년 전 석회질 조개껍질의 미세조류가 죽어 쌓인 퇴적층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는 시멘트와 콘크리트를 활용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인류는 생물다양성을 기반으로 축적된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생활한다. 집 앞을 흐르는 시냇물, 다양한 나무로 울창한 고원, 드넓게 펼쳐진 들판, 광활한 바다 등 이 모든 자연이 생명의 다양성의 현실이자 인간 삶의 터전인 것이다.

북미 대륙에서 오랜 기간 지속된 늑대 멸종 캠페인의 결과 포식자가 사라진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와피티사슴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일이 일어났다. 사슴은 식물의 어린 순을 모조리 먹어치운 데다 큰 나무를 제외한 식물군에 교란이 발생했다. 
 
비버들은 댐을 만들 적당한 나무를 구할 수 없었다. 강기슭은 점차 침식으로 바닥을 보였다. 생태계 교란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1995~1996년 캐나다산 회색늑대를 재투입하면서 와피티사슴 개체수가 조절돼 감소했다. 
 
이는 야생늑대에 대한 두려움으로 사람들의 방목 방식에도 변화가 일었고 강기슭 주변이 덜 짓밟히게 되자 자연은 점차 푸르름을 회복했다. 늑대가 생물다양성에 기여한 좋은 예에 해당하는데, 야생늑대와 양치기, 축산업자의 대립적인 구도는 과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인간의 음식의 대부분은 자연으로부터 온 것들이다. 인류의 조상들은 야생식물을 작물화해 쌀, 밀, 귀리, 보리 등을 수확해왔다. 지금의 사람들은 화학비료와 농업용 기계에 의존하고 있으나 자연 속 생물다양성이 경작에 기여하는 바는 막대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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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다양성도 때로는 외래종의 유입으로 지역 생태계에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인도양에 서식하는 해초를 수족관 장식용으로 사용하다가 관리 실수로 지중해에 퍼지자 해양 생태계가 교란됐다. 의도하지 않은 외래종의 유입은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가운데 지렁이는 농업 공로훈장을 받을 정도로 소중한 생명체다. 최초의 경작자인 지렁이는 나뭇잎과 땅 표면의 식물들을 분해함으로써 천연 비료를 만들거나, 흙에 공기가 통하도록 지하 회랑을 구축하는 일도 서슴치 않는다. 지렁이가 땅속에서 움직여 만든 지하 회랑은 재배 작물의 뿌리에 물을 공급하는 수로인 동시에 작물이 쉽게 땅속으로 뿌리를 내릴 수 있게 돕는다.
 
생물다양성도 때로는 외래종의 유입으로 지역 생태계에 문제를 낳기도 한다. 인도양에 서식하는 해초를 수족관 장식용으로 사용하다가 관리 실수로 지중해에 퍼지자 해양 생태계가 교란됐다. 의도하지 않은 외래종의 유입은 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적절한 외래종의 유입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도 한다. 외래종을 일부러 들여오지 않았더라면 우리 식탁에 토마토나 사과, 감자 등의 존재도 없을 것이다.
 
지구의 생물은 아주 다양할뿐더러 아주 불균등하게 분포돼 있다. 더욱이 다양한 생물이 다양한 지역에 분포하는 데는 저마다의 역사가 있다고 한다. 조그마한 섬이 하나밖에 없는 생물체의 고향일 수도 있다. 큰 생물체가 반드시 거대한 대륙에만 있어야 하거나, 꼭 같은 동물과 식물이 세계 도처에서 발견되지도 않는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지구의 곳곳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중이다. 인간이 그 범위를 확장할수록 자연과 생물은 물러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생태관에 아름다운 생물종을 감상적으로 모아놓는다고 해서 대안이 될리 만무한 것이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형태의 생물에게 환경을 가능한 한 잘 이용해 가능한 한 많이 번식 및 번성하는 것은 아주 상식적인 일이지만 인류는 이용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용이 시간이 흐를수록 착취로 변했다. 
 
게다가 생물은 물과 광물, 석탄과 석유, 산소와 이산화탄소와 같이 측정하고 무게를 달며 공급량을 추정할 수 있는 자연 물질과는 상이하다. 생물은 증식 능력이 있으며 진화를 거듭한다. 때문에 지구상의 생물을 생각할 때엔 수자원이나 에너지 변화, 경제적 변수를 생각할 때와는 다른 문제들이 떠오른다. 이처럼 생물다양성을 평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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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생물다양성 감소는 일부 종의 감소, 증가와 같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점증적으로 진화를 통해 수많은 동식물이 상호작용을 맺으며 형성된 생태계는 서로 치밀하게 연결된 만큼 단 한 종의 변화는 전체 균형에 큰 균열을 초래한다.
 
 
지난 1992년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림 지구정상회의에서는 전세계가 지구의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동시에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뤄나갈 것을 약소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의 아무것도 실천에 옮겨진 게 없는 실정이다. 
 
이에 다양성은 과연 무엇이며 어떻게 훼손되고 있는가를 먼저 알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옥하고 풍요로운 땅에 더 다양한 생물이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결핍이 다양성을 낳을 수 있음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인류와 함께 생존할 수 있는지, 이를 위해 생명의 다양성이란 측면에서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인지. 이 문제는 아주 구체적으로 어떻게 그렇게 되느냐의 문제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생물다양성 감소는 일부 종의 감소, 증가와 같은 단순한 변화가 아니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점증적으로 진화를 통해 수많은 동식물이 상호작용을 맺으며 형성된 생태계는 서로 치밀하게 연결된 만큼 단 한 종의 변화는 전체 균형에 큰 균열을 초래한다. 
 
인간은 이같은 생명의 그물망을 모두 파악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인간 역시 이 그물망의 일원인 만큼 인간에게도 결국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는 인간이 지구를 위해 기후변화를 막아야 하는 이유라 할 수 있다. 
 
생물다양성 차원에서 바라보면 지구는 우리에게 좋은 것을 제공하는 일종의 거대한 정원이라 할 수 있다. 자연에 존재하는 생물은 저마다의 역할로 지구를 풍요롭게 한다. 이제 인간중심적인 사고로는 생물다양성을 지킬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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