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RE:포트-지속가능성을 묻다] <5>환경 문제와 얽히고 섥힌 전염병,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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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RE:포트-지속가능성을 묻다] <5>환경 문제와 얽히고 섥힌 전염병,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

팬데믹은 일상이 됐고 지구 곳곳에 대규모 산불과 긴 장마가 이어지고 있으며 야생생물 개체수는 40년 전에 비해 3분의 2가 줄었다. 세상이 바뀌고 있다. 전 분야에서 패러다임이 전환하고 있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한 시대다. 지구 아니면 갈 곳 없는 인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본지는 지구라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인류가 당면한 지속가능성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하고 해법을 알아본다. <편집자주>

  • 이종은 sailing25@naver.com
  • 등록 2022.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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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끊임없이 창궐했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전염병. 전염병은 인간의 탐욕에 대한 경고라고 한다. 인류는 앞으로도 전염병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것 아닐까. 신종 전염병 앞에서 갈피를 못잡는 보건 당국을 본다면 이같은 의심이 더욱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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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전지구적 환경오염은 새로운 질병을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례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말라리아가 다시 창궐하게 됐는데 동물의 전염병이 인간에게 전파되는 일도 빈번해졌다.ⓒpixabay

 

 
현대 의학의 발전은 한 명의 뛰어난 이보다 많은 이들의 노력과 성과가 한데 모여 이뤄진다. 그러나 의학의 발전과 백신, 약물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염병은 계속 발생하는 순환을 거듭하고 있다.
 
전염병은 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 시대의 역사와 인간이 눈에 들어온다. 동일하게 그 시대를 세밀하게 돌아본다면 전염병이 왜 지금 창궐하는지, 그리고 전염병에 대응해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지난 2015년 5월 코로나 바이러스의 일종인 베타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를 장악했다. 며칠 만에 감염 의심자로 격리된 이들이 5000명 이상이었다. 대부분 지역의 학교들이 휴업에 들어갔고 길거리엔 인적이 드물어졌다. 
 
1796년 에드워드 제너에 의해 종두법이 개발된 이래, 인류는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었던 전염병과 맞서 싸울 방법을 지족적으로 찾아왔다. 그러나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이나 전염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도 바뀐다. 
 
전염병의 원인인 미생물은 한 가지 종에서 먼저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 뒤 세월이 지나면서 다른 종으로 전파 또는 변종이 나타나 병을 일으키도록 진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최근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부분 동물을 숙주로 번식하던 미생물이 어떤 영향으로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미생물은 인간이 지구상에 생겨나기 그 이전부터 살아왔다. 애초 인간은 미생물로 인해 발생하는 전염병을 대책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는데, 때로는 신의 형벌이었고 가혹한 운명으로 받아들였다. 
 
다만 전염병은 인간을 고통스럽게 했으나 언제나 인간을 괴롭힌 것은 아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인간의 역사는 단시간 발전하기도 하며 문명이 멸망하기도 한다. 아울러 인간으로 인해 전염병도 사라지거나 변화하고 발달하기도 하는 것이다.
 
세계사 속에서 전염병은 때때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두창과 말라리아는 고대 로마를 멸망의 길로 내몰았다. 장티푸스와 세균성 이질, 괴혈병은 십자군 원정을 실패로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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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이 인류에게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던 인간들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국가와 문명의 존립까지 뒤흔들 위력을 가지고 있던 전염병은 지배자들이 탐욕스러울수록 창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이 만들어졌다.

 


그 다음으로 페스트는 중세를 몰락시켰는데, 고대 로마를 멸망하게 했던 두창은 그 뒤 아즈텍과 잉카 문명을 멸했다. 나폴레옹을 무너뜨린 것은 발진티푸스였고, 지금의 미국 영토를 완성시킨 것은 황열이었다고 한다.
 
대부분 지배자의 욕망으로 무리하게 벌어진 전쟁에서는 수많은 병사가 전쟁터가 아닌 거리에서 전염병으로 전사했다. 제국주의를 표방한 서구 문명은 식민지에 전염병의 고통도 함께 가지고 지출했다. 
 
아프리카에서 배에 싣고 온 것은 백인들이 마음대로 부려먹을 수 있는 흑인 노예만이 아니라 백인들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전염병도 동행했다. 산업혁명으로 빨리 지어진 도시에선 불결하고 열악한 환경으로부터 도시를 몰락시킬 전염병이 퍼져나갔다.
 
전염병이 인류에게 보내는 신호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던 인간들은 전염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국가와 문명의 존립까지 뒤흔들 위력을 가지고 있던 전염병은 지배자들이 탐욕스러울수록 창궐할 수 있는 이상적인 조건이 만들어졌다.

과거부터 전염병에 대책 없이 휘둘렸던 인간은 언제가부터 전염병을 이겨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백신과 항생제를 발견했으며 한때 고대 로마를 멸망시켰던 두창을 인류 역사에서 멸종시켰다. 어느새 전염병이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치료의 대상이 된 셈이다.

항상 그래왔듯 전염병 유행이 줄어들면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차차 낮아진다. 어떤 전염병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출현할지, 사람에게 얼마나 치명적일지 어느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다. 
 
광우병, 사스, 조류인플루엔자 등 전염병이 미디어에 등장할 때마다 그저 운이 없는 소수가 이 병에 걸려 목숨을 잃은 거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런 전염병에 의한 사망은 빙산의 일각일 뿐,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매일 5만여명이 전염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엔 사회적 관심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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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의 원인인 미생물은 한 가지 종에서 먼저 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획득한 뒤 세월이 지나면서 다른 종으로 전파 또는 변종이 나타나 병을 일으키도록 진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최근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대부분 동물을 숙주로 번식하던 미생물이 어떤 영향으로 사람에게 전파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전염병은 사회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동시에 사회문제의 산물이라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동안 전염병이라는 주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전염병이 여러 요인과 상호 의존적으로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엉켜 있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 전염병의 실상을 알아야 그 확산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시점에서 세계화와 빈부 격차, 식량 자원의 산업화 등 모든 요소가 과거 유례가 없을 정도로 병원균이 창궐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람들 간 접촉 횟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영역도 커지고 있어 지구 한구석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출현하면 수일 내에 급속히 확산돼 지구촌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르게 보면 그 어느 때보다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많은 것도 부정할 순 없다. 감시 체계와 치료제, 백신 등 활용할 수 있는 유용 자원이 많은 편이다. 
 
다만 결정적으로 질병을 근절하기 위한 단호한 의지와 유용 자원의 효율적 활용, 전염병 퇴치를 위한 새로운 전략 개발에서는 매우 모르는 실정이다. 돈이 되지 않으면 나서지 않는 것, 그것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된다.
 
오늘날의 전지구적 환경오염은 새로운 질병을 불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례로 지구온난화에 따라 말라리아가 다시 창궐하게 됐는데 동물의 전염병이 인간에게 전파되는 일도 빈번해졌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진화를 이어가면서 기존의 백신을 소용없게 만드는 일이 많아졌던 것도 사실이다. 항생제의 남용으로 내성균이 출현하는가 하면, 병원감염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위생을 지나치게 철저히 한 결과 너무 깨끗해져 면역력을 형성할 수 없어 일어나는 전염병도 생겼다.
 
그러나 전염병은 단지 두려워만 할 대상이 결코 아니다. 제재로 알고 효과적으로 대처한다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해진다. 이를 위해 지금 지구촌이 다양한 병원균의 온상으로 변해 가고 있는 까닭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한편 새로운 전염병의 창궐을 막고 현재 유행 중인 전염병을 퇴치하기 위한 해결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