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고 못 배우는 이 없도록".. 90세 할머니 기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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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먹고 못 배우는 이 없도록".. 90세 할머니 기부 화제

전세계 인구 3분의 1, 비위생적 식수 음용으로 건강에 악영향
문정숙 할머니, 탄자니아 아이들 위해 어렵게 모은 전재산 기부
식수위생 사업 통해 우물 개소.. 주민·아이들 식수·생활용수 해결

  • 조신주 slide7@hanmail.net
  • 등록 202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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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데일리] 무분별한 개발로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비위생적 식수를 음용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후 변화는 광범위한 아프리카 대륙에서 식량 불안정, 이주, 자연재해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며 이에 따라 취약층 인구는 심각한 결과에 직면해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조사에 의하면 최소 200만명이 오염된 수원을 식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이렇게 오염된 수원이 원인이 된 수인성 질병으로 매년 약 83만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세 미만의 아이들이 약 30만명에 달한다. 식수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깨끗한 물을 제공하는 것은 아이들부터 전 세대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것이기에 의미있는 활동이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우물과 학교를 만들어주는 꿈을 갖고, 이를 위해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결심한 할머니의 사연이 전해져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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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세 기부천사 문정숙 할머니


5일 국제구호개발 NGO 월드쉐어에 따르면 올해로 90세 고령의 문정숙 할머니가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이들을 위해 전재산 3억3000만 원을 기부했다. 

 

문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시절 아버지를 잃고 고아로 거리에서 노숙하며 더러운 물을 마시고 흙을 먹고 자란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고 한다. 

 

“못 먹고 못 배우는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어려서부터 살기 위해 갖은 고생과 일을 하며 지내 온 문 할머니는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겪는 아프리카 탄자니아 아이들을 위해 우물과 학교를 만들어주는 꿈을 갖게 됐고, 이를 위해 전 재산을 기부를 결심했다. 


문 할머니의 기부로 식수 위생 사업인 워터쉐어 우물 캠페인을 통해 지난 2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우물을 개소했다. 현재 탄자니아 진가마을 주민들과 인근 학교 아이들이 식수와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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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숙 할머니의 기증 우물을 사용하는 탄자니아 진가마을 주민들

  


이에 더해 교육지원사업인 미라클스쿨 캠페인을 통해 탄자니아 바가모요에 키로모 중학교를 건축하고 있으며,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미라클스쿨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탄자니아에 1200여 명의 아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문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에 아버지를 잃고 거리를 떠돌며 벽에 있는 진흙으로 끼니를 떼우며 자라왔다"면서 "내 진짜 성씨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 아픔과 못 배우고 못 먹고 못 마시는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나와 같은 아픔을 겪고 있을 아이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싶다"며 "못 배우고 모르지만, 작은 것이나마 여기에 써야 내가 보람이 있고 남은 여생이 천국을 가겠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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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숙 할머니가 기증한 우물 시설의 물탱크와 수돗가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깨끗한 식수를 마시기 어려운 열악한 환경에 처한 인구는 8억4400만명에 달한다. 

 

유엔 산하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여성과 어린이들이 오염 가능성이 큰 물을 식수로 긷는데 소모하는 노동시간은 매년 400억 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관련해 유엔은 식수 부족 문제 해결을 유엔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6번째 목표로 설정해 오는 2030년까지 전 지구촌이 안전한 식수와 적절한 위생 수준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