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을 이겨낸 브랜드, 여기 있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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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을 이겨낸 브랜드, 여기 있소이다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9.0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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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가게를 열거나 멋진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이라면 고객에게 호감을 주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기업의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 기획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고민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브랜드를 참고 삼은 지는 무척 오래됐고, 요즘은 자기 표현수단을 넘어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양상이 읽혀진다.

에르메스나 포르쉐, 롤렉스나 파타고니아와 같이 제품 생산과 이미지 생산에 모두 능한 브랜드가 있다. 사람들은 이런 브랜드에 조금 더 호감을 가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세상에 완벽하고 약점 없는 브랜드는 없다. 기업은 ‘브랜드 스토리’를 만들어 퍼트릴 때, 자신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고 또한 숨긴다.

브랜드가 만들어 내는 모든 이야기의 목적은 동일하다. 브랜드를 좋아하게 하는 것이다. 다만 브랜드마다 조금씩 다른 방법을 쓴다. 고가품 브랜드는 스스로를 좋아하게 만들어서 없어도 되는 물건을 갖고 싶어지게 한다. 이쪽 분야에서는 서유럽의 명품 브랜드가 아주 빼어난 솜씨를 갖고 있다.

브랜드 스토리로 약점을 가리는 곳도 있다.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온갖 불편과 낮은 내구성을 무마시키는 이케아가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작은 가게를 열거나 멋진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예비 창업자들이라면 고객에게 호감을 주는 브랜드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크고 작은 기업의 마케터, 브랜드 매니저, 기획부서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고민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브랜드에 관심을 갖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데 브랜드를 참고 삼은 지는 무척 오래됐고, 요즘은 자기 표현수단을 넘어 심층적이고 복합적인 양상이 읽혀진다.

애플이 생활과 인간관계에 끼친 영향, 라이프스타일의 전영역을 사업화한 무인양품 같은 브랜드의 존재 자체가 어떤 최신 철학이나 이념보다 덜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아가 우리 모두는 브랜드를 통해 현대 사회를 읽을 수 있다. 아니면 브랜드의 꾐에 속아 제한된 인생의 한정된 자원을 소진시키며 살아갈 수도 있다. 소비자로서 우리가 가진 미래를 어떻게 잘 살아갈지는 궁극적으로 개별 소비자의 몫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이제 소비자는 웬만해서는 지갑을 열지 않게 된 것일까. P&G, 아지노모토, 오츠카제약 등 일본 내 손꼽히는 기업의 브랜딩 디자인 업무를 담당해오며 ‘브랜드 전략가’라고 불리는 호소야 마사토는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고 말한다. ‘단순히 물건을 디자인하는 것만으로는 팔리지 않는 시대’일 뿐, 지금까지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면 얼마든지 해결될 일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제시하는 대책은 ‘브랜드 스토리’에 있고, 먼저 ‘소비자’라는 개념에 주목한다. 우리는 ‘산다(사지 않는다)’는 행위에 앞서 ‘좋고 싫음’, 즉 ‘희로애락’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마음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면 단어로는 정의하기조차 어려운 복잡한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이 인간이라는 동물이다. 그렇기에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을 들여다보고, 숫자로는 나타나지 않는 생생한 감정이나 욕구와 충실히 마주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물건을 사는 사람을 소비자가 아닌, 감정을 가진 인간으로서 바라보는 것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호소야 마사토는 기존의 소비자와 구분되는 개념으로 ‘생활자’라는 용어를 든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생활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생활을 꾸려나가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단순히 ‘디자인이 예쁘다’든가, ‘다른 사람들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물건을 사지 않게 된 것이다.

생활자는 자신의 소비 활동에서 ‘의미’를 찾기 원한다. 더 많은 지식과 깊이 있는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때문에 기업은 ‘그저 팔리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어떻게 해야 다음에 또 사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하는 지점에 이르렀다.

고객은 만드는 사람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민감하게 디자인 속 문맥을 캐치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진 스토리를 읽어내고, 그것이 자신의 생활과 가치관에 부합하는지 시간을 들여 확인한다.

즉각적인 충동구매를 유도해서도 안 된다. 생활자의 경험과 감정 속에 천천히 침투해 들어가 ‘브랜드 자체의 팬’으로서 획득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기업이 브랜드 스토리를 갖춰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호소야 마사토 '브랜드 스토리 디자인'(비엠케이)
호소야 마사토 '브랜드 스토리 디자인'(비엠케이)

호소야 마사토는 브랜드 스토리를 만드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알기 쉽게 구조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브랜드 스토리는 크게 ‘주춧돌’과 ‘기둥’으로 구성되는데, 전자는 대체로 변하지 않지만 후자는 시대 분위기에 따라 언제나 변화하는 요소다. ‘주춧돌’에는 세 가지 시점이 존재하는데 ‘지효성’, ‘배울 점’, ‘원풍경’이 그것이다. 

기업은 눈앞의 이익에 쫓기게 마련이란 것을 부정할 순 없다. 먼 미래의 일보다는 지금 당장 물건 하나를 파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먼저 우리가 좋은 생활자가 아니라면 좋은 브랜드 스토리는 만들 수 없다.” <브랜드 스토리 디자인>(비엠케이)은 다양한 제품 개발의 현장에서 취재한 풍부한 사례를 전달하는 잡지인 '닛케이 디자인'에 저자인 호소야 마사토가 연재한 원고 중에서 호평을 받은 열네 가지 이야기를 한데 엮은 것이다.

저자는 기린 맥주, 세이유, 일본항공, 혼다, 스타벅스 커피 재팬 등 다양한 기업의 브랜드 담당자와 만나 ‘마음을 움직이는 브랜드 스토리’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사랑받는, 꾸준히 선택받는 브랜드의 비결을 너무 길거나 어렵지 않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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