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학자의 도시읽기] '마을기업'을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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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의 도시읽기] '마을기업'을 주목하라
  • 김성화(지리교사·시민기자)
  • 승인 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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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에도 기업이 필요하다. 농업경제 재생, 농촌사회 재활 문제는 농촌과 농민들의 뿌리깊은 숙원이다. 늘 겉으로는 정책의 최우선과제로 취급된다. 하지만 기왕의 마을이나 지역단위 농촌지역개발사업 위주의 관행적, 획일적 처방은 막대한 재정투자에 대비되는 실망스러운 성과와 무력감만 전국적으로 확대재생산했다. 이럴 때 농촌도 현대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경제,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유력한 장치이자 방법론으로서 기업의 효용과 가치를 재조명하고 기대해볼 필요가 있다.

울주 상북면 소호리 '소호산촌유학센터'
울주 상북면 소호리 '소호산촌유학센터'

마침내 농식품부에서는 농촌형 사회적기업 또는 농어촌 공동체회사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농어촌 취약계층 및 중소농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농어촌 서비스 공급 기반을 확충하며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통한 지역산업을 육성하겠다’며 농어촌공동체회사 모델 정립, 농어촌공동체회사 인큐베이팅 센터 설립, 전국 지역별 농어촌 공동체회사 네트워크 구축 등을 목표로 2011년 세부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당장 친환경농산물 기반 로컬푸드 생산․가공․유통시스템, 생태건축․마을 중심 농촌지역개발 컨설팅, 도농상생 목적 도농교류․직거래 네트워크 등은 지속가능한 수익모델을 창출할 수 있는 농촌형 사회적기업의 유망 사업분야로 들 수 있다. 무엇보다 의료․보건 및 노인복지 분야나, 방과후학교, 농촌유학 등의 대안교육 분야는 고령화, 이농 등으로 사회복지서비스 시장이 극히 취약한 대부분의 농촌지역에 절실해 보인다. 

정작 농촌형 사회적기업의 농촌에서의 존재감이란 붕괴된 농촌공동체의 재통합, 분열된 지역사회의 재결속 등 농촌지역의 재생과 재활을 자극하고 견인하는 지역일꾼이라는 데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책에서 주도하는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바라보는 전망 또한 기왕의 여느 농촌관련 지원정책의 과정과 결과에서 그랬듯 우려가 없지 않다. 과연 농촌형 사회적기업이 그 정체성과 위상에 걸맞게 수익성과 공공성을 조화롭게 양립하면서도 적정한 수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지가 그 첫 번째 우려고, 게다가 기업경영을 책임질만한 역량있는 기업가와 사업조직을 농촌에서 구성하고 운영할 수 있느냐가 그 두 번째이다. 정책대안이나 사업계획서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사업을 하는 것이라 그렇다.

하동 악양면 평사리 '자연농업센터-자연을닮은사람들'
하동 악양면 평사리 '자연농업센터-자연을닮은사람들'

또 차제에 농촌지역개발의 기본적 패러다임과 방법론을 기존의 마을 또는 지역 중심 방식에서, 농업경영체 또는 농촌경영체(마을기업)를 중심으로 하는 정책의 혁신적 발상의 전환까지 기대해본다. 마을 및 지역단위 개발이라는 토건사업적 관행과 관성에서 벗어나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주민 주도형 내지 지역 연대형 농촌지역개발 및 활성화의 정책대안으로 채택하고 실천해보자는 제안이다. 

무엇보다 농촌형 사회적기업을 경영하려 할 때, 농촌의 원주민인 농업인이 일단 사업의 주체로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도시로부터의 귀농․귀촌인과 결합하고 연대하는 전략은 사업과 기업의 완성도를 더욱 높일 것이다. 가령 농업과 농촌을 잘 아는 농업인 또는 농촌지역주민이 영농사업을 맡고, 귀농한 도시민이 도시에서 갈고닦은 기획, 관리, 마케팅, 생산․가공, 정보화 등의 지식정보와 기술을 활용하여 업무를 분담하면 이상적인 사업조직을 구성할 수 있다. 

경제적인 목적 못지않게 문화적, 사회적 목적 또한 중요하다, 모름지기 농촌형 사회적기업이라면‘농촌에 사는 생활인으로서의 기본적인 품격을 지탱해주는 착한 기업’으로서 인간적이고 생태적인 사업목적을 수행해야한다. 

앞으로 농식품부는 노동부 등 관련 부처, 각 지자체와 긴밀하고 상시적인 소통과 협업의 끈을 한시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잘 하면, 농촌형 사회적기업은 단지 또 하나의 정책아이디어 정도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미래지향적이고 공동체적인 삶을 소망해온 국민의 생활방식 또는 생업의 대안으로까지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의 노력과 분발을 이토록 거듭 채근하는 것은 그저 노파심의 발로가 아니다. 이번엔 제대로 한번 해보라는 응원의 박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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