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랩소디] 연필은 7만원, 지우려면 14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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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랩소디] 연필은 7만원, 지우려면 14만원

  • 손정우 gdaily4u@gmail.com
  • 등록 201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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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원 짜리 에르메스 연필, 14만원 짜리 구찌 지우개.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전혀 팔리지 않을 것 같은 상품이지만 꾸준히 판매되고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는 오로지 브랜드 네임 덕분. 최근 소비자들이 긍정적인 브랜드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상품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가격 프리미엄을 스스럼없이 지불하는 풍토가 보편화되면서, 브랜드를 소유하는 것이 곧 시장을 소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이훈영 교수의 ‘글로벌 경영 시대의 브랜드 포지셔닝 분석과 성공 실패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신뢰할 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함으로써 리스크를 줄이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 가격이 높더라도 상징적이며 감성적인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

보고서는 “앞으로 기업에서는 브랜드 자산을 구축하여 소비자 인식 속에 차별화된 영역을 차지해야 한다”면서 “마케팅 활동을 통해서 형성된 브랜드 지식이 고객반응을 창출하는 차별 효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최근에는 상품뿐 아니라 서비스, 매체, 사람까지도 브랜드화 되고 있는 추세.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소비활동에서 정보탐색을 통해 제품 구매를 하기 때문에 넘치는 브랜드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기업에서는 차별화된 브랜딩을 통해 소비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브랜드는 소비자 기억 속에 하나의 단어를 각인시켜야 한다”며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그 상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브랜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연상”이라고 설명했다. 또 “브랜드는 광고가 아니라 홍보를 통해 탄생시켜야 한다”며 “브랜드가 안정되면 반드시 그에 대한 확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최근의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자들과 다르다. 브랜드의 아우라가 크게 작용하는 시대인 것이다.

또한 최근의 소비자들은 과거의 소비자들과 ‘합리적 소비’라는 개념은 다르다. 과거에는 합리적 소비의 개념이 ‘더 싸게 사고 내게 이득이 되는 것’ 정도였지만 최근의 합리적 소비는 ‘착한 소비’를 동반하는 개념이다.

‘탐스슈즈(TOMS shoes)’의 경우 과거 신발을 구매했을 때 신발이 부족한 저개발 국가의 아이들에게 다른 한 켤레 신발이 기부하는 프로모션을 펼쳤다. 당시 전 세계 탐스 슈즈 판매량 1위는 미국, 2위는 한국이었다. 이런 현상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착한 아우라’가 있는 브랜드 선호를 증명한 것이다. 이는 소비자 변화에 따른 새로운 포지셔닝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현대는 사람과의 대화가 그리운, 소셜네트워크가 필요한 시대다. 때문에 기업들은 소셜네트워크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소셜네트워크 마케팅은 소비자와 얼마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가가 문제로, 먼저 소비자의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

아울러 소셜네트워크 마케팅을 펼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양질이다. 특히 SNS가 활성화되면서 소비자들의 눈을 속일 수 없는 시대인 만큼 기업에서는 소비자에게 솔직하게 다가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