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연의 시나브로] '마음근육' 잘 쓰고 계세요?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도연의 시나브로] '마음근육' 잘 쓰고 계세요?

ⓒ픽사베이

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사람들의 주의를 분산시킨다. 문자메시지와 이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 디지털 세상의 다양한 유혹들이 우리를 유혹하면서, 우리는 진정 중요한 일에 쏟아야 할 집중력을 빼앗기고 있는 모습이다.

세상은 신기술을 통해 놀랍게 발전하는 듯이 보이지만 우리의 환경은 치명적으로 손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이미 길들여진 사람들은 자신을 둘러싼 실제 세상을 외면한 채 오로지 디지털 화면 속에 집중한다. 

무수히 많은 정보들이 넘쳐나고, 셀 수 없이 다양한 매체와 기기를 통해 우리는 네트워크화돼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무엇이 진정 의미 있는 정보인지 판별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 또 복잡하게 연결된 네트워크 속에서 고립감을 느낀다.

우리가 알기엔 세상이 너무 크고 복잡하고 다양해진 것과 달리 우리의 주의력을 흩트리는 요인은 더 많아졌다. 이는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주의력을 냉철하게 연마해야 하며, 정말 중요한 것에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주의력은 근력과 닮아서 제대로 쓰지 않으면 위축되고 잘 훈련하면 강해지는 습성을 갖는다. 문제는 우리의 집중력이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과 디지털 기기가 요구하는 순간적인 관심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대상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인 집중력, 즉 주의력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채 저평가된 정신적 자산으로 머물러 있다.

주의력이라는 이 탄력적인 도구는 수많은 정신적 기능들을 수행한다. 그 기본적인 기능으로는 이해, 기억, 학습, 어떤 느낌이 들고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에 대한 인식, 타인의 감정 읽기와 부드러운 상호작용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는 이러한 여러 기능 속에서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미묘한 요소들을 밝혀낸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신적 능력들을 개발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확인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내적 집중(inner focus), 다른 사람에 대한 집중(other focus), 외적 집중(outer focus) 등의 세 가지 형태의 집중으로 요약된다. 충만한 삶을 위해서 우리가 이 세 가지 집중 모두에 익숙해야 한다.

이 세 가지 형태의 집중은 특히 리더들에게 중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리더가 주의를 기울이는 분야, 다시 말해 리더가 집중하는 특정한 주제나 목표들은 그것을 명시적으로 제시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를 따르는 사람들에게 주의력의 방향을 제시해서다. 

조직의 구성원들은 리더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기준으로 주의력의 방향을 결정한다. 이러한 효과는 리더들에게 추가적인 책임감을 갖게 한다. 리더는 자기 자신의 주의력뿐만이 아니라, 더 넓은 차원에서 조직 내 모든 구성원들의 주의력을 이끌고 있는 셈이다.

기업의 전략에 대해 살펴보자. 기업 전략은 조직적 주의력의 ‘바람직한’ 패턴을 제시한다. 다시 말해 기업의 모든 부서들이 저마다 특정한 방식으로 공유해야 하는 집중을 보여준다. 아울러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무시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 기준을 제시한다.

리더가 전략을 선택하면 이는 그가 조직 전체의 주의력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된다. 이에 리더의 집중력과 그 방향은 더 없이 중요한 것이다.

또한 리더는 세 가지 형태의 집중에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한 리더는 조직을 효과적으로 이끌지 못하고, 조직 전반에 피해를 입힐 가능성이 크다.

이와 달리 필요에 따라 세 가지 집중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리더는 최고의 성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 가운데 세 번째 집중, 즉 시스템에 대한 집중이 매우 중요하다.

경제 발전과 기술의 진보, 문화의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비즈니스 리더들은 이러한 변화를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전략들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능력이 부족한 리더는 그 흐름 속에 함몰되고 만다. 

경제적 발전은 매력적인 혜택과 즐거움을 가져다줬지만, 동시에 비만과 심장질환 같은 ‘문명적인 질병’도 함께 던졌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의료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시도가 세계 곳곳에서 있었지만 실패로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우리는 에너지와 건설, 교통, 산업, 상업이라고 하는 인간이 만든 시스템을 기반으로 이뤄지는 일상적인 활동들이 지구상 모든 생명체를 키워내고 있는 생태계의 힘을 점점 갉아먹고 있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타깝게도 인간의 두뇌는 이러한 위협을 재빨리 인식하고 경고를 보내기에는 대단히 부적합한 구조로 설계돼 있다. 우리는 ‘시스템 맹증’에 걸려 있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이익, 조직의 이익, 국가의 이익이라는 눈앞의 현실에 급급한 탓에 그 위험을 보는 눈은 더욱 어두워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가르침으로써 우리의 손자들, 나아가 손자들의 미래를 구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하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