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씨의 행복 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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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씨의 행복 씹는 방법

[질문하는 책] 유쾌함의 기술
앤서니 T. 디베네뎃 지음, 김유미 옮김, 다산초당 펴냄

‘유머 감각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나는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이 언제나 유머러스하고 즐겁게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놀랍게도 항상 그렇지는 않았다. 비비안과 댄의 경우처럼 유쾌 지능이 높다는 것은 건강한 유머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것을 의미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재미있는 성격이어서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잘못된 유머를 사용하는 실수를 자주 저지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건강하지 않은 유머는 사용하지 않는 유머 전문가들이다. 그들의 유머러스함은 건강한 유머에 뿌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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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행복을 이야기한다. 돈, 사랑, 직업적 성취, 인간관계, 건강 등 우리 삶에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그런 것들을 쟁취하면 삶이 저절로 행복해질까? 수많은 어려움이 끝없이 우리 앞을 가로막을 텐데, 행복한 미래를 위해 계속 참고 버티면 되는 걸까?


<유쾌함의 기술>의 저자인 엔서니 T, 디베네뎃은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일상에서 유쾌함을 발견하는 능력이다. 즐거웠다가 우울했다가, 하루에도 수많은 일이 벌어지는 인생을 원하는 대로 컨트롤하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하니, 그 어떤 상황에서도 즐거워할 줄 아는 능력이 우리의 행복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의무감과 스트레스로 가득한 성인의 삶에서, 단순히 마음만 달리 먹는다고 갑자기 사람이 유쾌해지는 것은 아니다. 정신 승리가 가능한 영역도 아니다. 의식적인 훈련과 연습이 필요한데, 이 책의 저자는 뇌과학과 행동과학에서 단서를 발견해 어린 시절의 유쾌함을 회복하는 데 필요한 5가지 기술을 정리했다. 


아울러 고단한 하루 속에서도 저마다의 즐거움을 찾아 극한 어려움을 이겨낸 다양한 사례를 담아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했다. 


내과의사인 저자는 유쾌함의 기술을 찾기 위해 자신의 전공 학문 분야를 기반으로 심리학, 사회학, 역사학, 신경과학, 경제학까지 폭넓게 연구했다. 자신의 환자를 포함한 수백 명의 사람을 관찰하고 인터뷰했다. 남녀노소와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사례를 수집하기도 했다. 그래서 40개에 이르는 특징을 찾아냈고,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5가지를 꼽아 이 책에서 정리했다.


첫 번째 무기는 상상력. 인생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더 가볍게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삶을 재구성하는 능력과 최악의 적과도 공감대를 형성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두 번째 무기는 사교성이다.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은 선입견 없이 사람을 대하고, 자신을 낮추는 겸손한 태도로 다른 사람에게 접근한다. 이를 통해 높아진 공동체의식은 우리 삶을 더 유쾌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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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초당

 


세 번째 무기는 유머다. 웃음의 시작점을 낮추고 타인을 공격하는 잘못된 유머를 줄이는 것이 핵심인데, 유머야말로 고통까지 즐길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네 번째 무기는 즉흥성이다. 심리적 유연성을 길러 완벽주의의 경직성을 극복하면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가능성이 생겨난다. 


다섯 번째 무기는 경이감이다. 아이가 느끼는 경이감을 관찰하는 것만으로 우리 안에 잠들어 있는 유쾌 지능을 깨울 수 있다.


‘유쾌함이 피상적인 것이 아니라 삶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임을 이해할 때 내면의 빛은 가장 밝게 빛난다. 이러한 지식과 지성을 소유할 때 성인들은 삶의 스트레스와 심각함 속에서도 내면의 유쾌함, 즉 내면의 조이랜드를 보존할 수 있다. 그것은 지금 이곳에서 유쾌함이 무한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마음속의 지미니 크리켓이 된다.’


우리는 모두 이 다섯 가지 무기를 이미 갖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의식적으로 활용하고 있지는 못하다. 이에 책은 각각의 무기를 실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매 챕터의 마지막 부분에 ‘팁’을 마련했다. 이 다섯 가지 무기를 활용해 삶에서 부딪치는 모든 과제에 있어 실질적인 유익을 얻는 것이 바로 저자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것이다.


유쾌 지능은 하워드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자신의 감정, 감성, 행동에 대한 지식인 ‘자기 이해 지능’과 다른 사람들의 기분, 동기, 의도에 관한 지식인 ‘대인 관계 지능’을 결합한 지능이다. 한마디로 즐거워할 줄 아는 능력을 일컫는데, 이 지능은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계속 키워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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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우리 뇌에는 보는 대로 따라 하는 거울 신경 세포가 있어 나 한 사람이 유쾌함의 기술을 의식적으로 인식하고 사용하면, 다른 사람도 그 유익함을 보고 유쾌함을 따라 하게 된다. 즐거움은 전염될 수 있는 만큼, 유쾌 지능이 높은 사람이 지닌 파급 효과는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동안 유쾌함은 어린아이의 것으로만 치부돼 왔기에 성인기의 유쾌함을 다룬 연구는 전무했다. 이 책은 성인기의 유쾌함을 연구한 최초의 시도이자, 이를 누구나 읽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무엇보다 세상에서 가장 흥미로운 존재는 당신이다. 우리가 어린 시절 즐겨 탔던 회전목마는 그런 당신이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는 점이다.